안녕하세요. 조합원 잘한다입니다. 오늘은 임시운영위원으로 여러분께 인사드려요. 

임시운영위원회는 의장 없이 회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의장을 정해서 진행해야한다는 생각은 구성원들 모두 했을 것 같은데, 누가 하라고 말하기 애매한 분위기 속에서 6월 4차회의까지 왔습니다. 위의 문장으로 임시운영위원회 활동을 위태롭게 느끼시지 않길 바랍니다만 저희가 약간 헤맨 것도 사실이긴 합니다. 아무래도 지금 상황은 세상의 어느 누구도 경험해본 적 없는 토닥만의 상황일테니까요. 

하지만 지난 6월 “토닥이 누구를 위해 어떤 것을 제공할 수 있을까?” 하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리에 함께한 위원들은 임시운영이 한 단락을 마무리하고 새 단락을 시작했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청년의 삶이 불안정하다는 명제는 뉴스가 되기도 애매할 만큼, 불안함 속에 살고 있는 우리를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습니다. 무엇을 향한, 무엇을 위한 불안인지 알지도 못하면서 습관적으로 불안의 옆에 서있는 우리를 발견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이런 세상에서 토닥은 지금 당장 직업(혹은 소득)이 없는 사람에게 무이자 대출을 해주는 세상 유일무이한 은행입니다. (물론 자율이자 대출이라고 말해야 옳지만 지금 중요한 건 이 조건에 대한 강조입니다 ㅋㅋㅋㅋ 이런게 가능하다고요!!) 

퇴사 전에 대출을 해놓지 않았더라도 당장의 급한 불을 끌 수 있게 해주는 퇴사자들을 위한 은행이고, 모아둔 돈을 헐지 않아도 배우고 싶은 걸 배울 수 있게 해주는 준비생들을 위한 은행이고, 주변 사람들이 다 네가 지금 놀 때냐고 말할 때 훌쩍 떠날 수 있게 해주는 여행자들을 위한 은행입니다. 이 기능을 할 수 있는 은행은 이 커다란 세계에 오직 토닥 뿐입니다. 

우리는 이 기능이 필요한 사람들이 누구일까 구체적으로 그려봤고, 실제로 주변에서 떠올려봤고, 그 수가 한참 많다는 걸 알아 차렸고, 이제 그들-이라고 말하는 우리-을 만나러 가려고 합니다. 이렇게 임시운영위의 다음 스텝은 만나러 가는 일이 될 것입니다. (물론 단순 가입권유 이상의 형태가 되리라고 약속 드리겠습니다.) 

여러차례 이야기를 나누면서 저는 토닥 활동을 하던 어느 때보다 이 일의 가치에 대해 확신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에게도 이 확신을 전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만 아무래도 대화하는 공간의 공기를 통해 피부로 느낀 저만큼은 어려우실 것을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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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말에 있었던 총회 이 후 토닥이 임시운영 상태로 전환되면서 신규 조합원을 받지 않았습니다. 신규 조합원이 없는 상태에서 탈퇴하는 조합원이 있었던 관계로 매달 입금되는 조합비 금액도 조금 줄어들었습니다. 조합원들과 소통 없이 내부적 진단에 몰입했던 기간이었으므로 당장 조합원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기 보단 임시운영위원들이 소액을 모아 우선 사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토닥에 매월 입금되는 조합비는 200만원 정도입니다. 절약이 불가능한 상근활동가의 인건비와 공간사용료, CMS 수수료를 겨우 혹은 부족하게 내고 있는 실정입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만원이 적은 돈이냐고 하면 고개를 바로 끄덕일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는 서로 모르는 상태로 우리가 됐습니다. 전혀 생면부지의 사람들이 모여 만들어내는 월 200만원은 어느 학교의 동문회나 어느 직장의 동호회 회비와 너무나 다른 돈입니다. 이 돈은 나의 삶이 조금 더 나아지길 바라는 마음과 그걸 위한 너의 노력을 공짜로 획득하지 않겠다는 마음이 만들어낸 돈입니다. 세상의 어떤 돈보다 인간 존엄에 대한 열망과 믿음에 가까운 돈입니다. 작은 돈 중에서 가장 큰 돈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다만 앞서 말씀드린대로 더 이상 절약이 불가능한 최소한의 운영비가 커버되지 않는 돈이기도 합니다. 

조합원 여러분, 여기서 저는 호소합니다. 여러분도 새로운 토닥의 조합원을 만나주세요. 세상에 유일하게 토닥에만 존재하는 엄청난 대출을 이야기 해주세요. 그리고 그 은행을 위해 매달 여러분이 기꺼이 내주시는 금액을 늘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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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이야기 해봅니다. 임시운영위원회의 회의는 의장 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헤매지 않았느냐고 하면 그렇지 못했다고 앞서 말씀드렸습니다만, 저희는 휘청이면서 걷더라도 앞을 향해 걷고 있다고 확신합니다. 우리는 한 사람의 카리스마 있는 지도자에 이끌려 여기까지 오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사용료가 붙지 않는 공짜돈이나 계속 쓰자고 여기에 모여있지 않습니다. 언제든 퇴사자와 준비생과 여행자가 되기 위해, 지금의 퇴사자와 준비생과 여행자에게 기회가 되기 위해, 생면부지의 우리가 우리가 되어 여기에 있습니다. 

이 일은 정말 대단하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