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온다는 건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정현종, 『방문객』 중

 

 

어딘가에서 한번쯤 들어보았을, 한번쯤 지나가면서 보았을 시의 한 대목입니다.

안녕하세요? ‘무타’라는 닉네임을 쓰고 있는 정수현 조합원입니다. 현재 금융협동위원회를 담당하는 이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난 2월 총회 이후, 조합원님들께 웹진을 통해 처음으로 인사를 드립니다.

문득 조합원들에게 보내는 편지 앞에서, 과연 조합원들에게 저는 어떤 사람일지, 어떤 존재 혹은 의미일지 생각해보았습니다. 적지 않은 조합의 규모이기에 누군가를 대신할 사람으로 존재하는 제가, 과연 그 자리를 잘 자리매김하고 있는 지를 돌아보게 됩니다. 자리매김. 세상에 그 누구도 아닌 저만이 가질 수 있는 고유한 무언가. 토닥에서 조합원 한 사람, 한 사람은 그렇게 누군가를 대신 할 수 없는 고귀한 존재이고, 그렇기에 토닥에서 만나는 한 사람, 한 사람은 저에게 더욱 의미가 깊습니다.

누군가에게는 긴급한 자금을 조달하는 방편이 될 수도 있고, 혼밥이 익숙하지만 지루할 때 같이 밥을 먹어줄 친구가 되어주기도 하고, 새로운 무언가를 시도할 수 있는 용기가 되어주고, 내 자산은 1억이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자신감이 되어주기도 합니다. 우리는 이렇게 토닥이라는 이름의 공동체를 이루며 각자의 자리에서 나름의 최선으로 오늘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어느 한 순간, 일년 중 하루의 특별한 이벤트같은 순간보다는, 하루하루를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되어주는 집밥같은 공동체가 토닥이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대한민국에서 나고 자란 탓인지, 9월은 저에게 두 번째 시작이라는 의미로 다가옵니다. 작년 9월 말부터 우리는 정치적으로 각성하며 촛불혁명을 이뤘지만, 곧 우리의 관심사는 실제 먹고 사는 문제로 이어졌습니다. 결국 정치에 대한 관심은 경제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면서 자연스럽게 경제이슈가 대두되었습니다. 물론 북한이슈가 들려오지만 우리에겐 이미 익숙해졌죠. 저는 경제를 전공하지도 깊은 관심을 가지며 살아오지 않았지만 사람을 배제한 경제가 우리를 얼마나 왜곡하고 병들게 하는 지는 잘 알고 있습니다.

 

사람에 관심을 가지는 경제는 어떤 경제일까요? 돈이 먼저가 아니라, 사람이 먼저라고 말하는 경제, 저는 이게 바로 우리 토닥의 가치이며, 존재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서로를 믿고, 서로를 위하는 것. 호혜의 가치가 진가를 발휘하는 토닥에서, 숫자로 표현되는 경제적 부보다는 공공의 자원들을 활용하고, 생명의 가치와 감수성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생태적 부, 관계를 통해 깊이 누릴 수 있는 사회적 부, 우리의 몸과 마음이 평안을 누릴 수 있는 정신적 부가 돈에 우선한다는 것을 저는 믿습니다.

토닥의 2학기. 우리는 어떻게 맞이해야 할까요?

주변의 돈 때문에 걱정하고 있는 지인들에게 토닥을 알릴 수 있는 절대찬스. 토닥학 개론. 절대 제가 토닥학 개론을 아주아주 오랜만에 진행하기 때문은 아닙니다. 혹시라도 미루고 미뤘다면, 토닥학 개론을 듣기에 좋은 선선한 하늘과 날씨, 바람이 좋은 가을이기에. 다시 한 번! 토닥학개론을 듣고 싶다면 바로 이번 달입니다.

반복적인 교육을 통해 협동조합의 가치, 공동체의 가치를 이어갈 수 있다는 믿음으로 토닥학개론에서 다시 한 번 조합원님께 인사드리겠습니다. 우리 안에 있는 호혜성이 열매를 맺고, 빛을 발하는 오늘 하루가 되기를 바라며.

 

2017.09.05.

청년연대은행토닥 이사 조합원 무타 올림